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아시아계 우버 기사를 향해 기침하고 난동을 부린 여성 일행 중 한 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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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지난 7일 택시에서 난동을 부린 여성 승객 3명 중 한 명인 아나 키미아이(24)가 전날 자수했다고 밝혔다. 키미아이는 강도, 폭행, 보건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다. 7만 5000달러(약 8500만원)의 보석금을 낸 덕에 재판 전까지 구속을 면했다. 다른 일행인 멀레이저 킹(24)은 앞서 라스베이거스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사건은 키미아이와 킹, 그리고 다른 여성 일행 한 명이 지난 7일 새벽 네팔 출신의 수바카르 카드카(32)가 운전하는 우버 택시에 탑승하면서 벌어졌다.

카드카는 셋 중 한 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을 보고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카드카는 이들이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주유소에 차를 세우고 ‘전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운행할 수 없다’고 했더니, 킹 일행이 인종차별을 하며 조롱했다.

이번에 자수한 키미아이는 마스크를 벗고 카드카를 향해 수차례 기침을 하기도 했다. 킹은 마스크를 내리고 웃으며 “나는 코로나에 걸렸다”고 말했다. 키미아이는 카드카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시도하고 그의 마스크를 잡아당겨 벗겼다.

카드카는 승객들에게 내려달라고 요구했으나, 폭언과 난동은 더 심해졌다. 킹은 차에서 내린 뒤 반쯤 열려 있던 조수석 유리창을 통해 카드카에게 호신용 페퍼 스프레이로 보이는 것을 뿌렸다. 카드카는 너무 숨이 막혀서 차 밖으로 나와야만 했다고 밝혔다.

카드카는 “당신 같은 인종은 짐승”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8년 전 미국으로 이주한 카드카는 “내 피부색이 달랐다면 그들에게 이런 취급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을 그렇게 대해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게 역겹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카드카가 승객들이 난동을 피우며 기침을 하고 마스크를 벗기는 장면을 포착한 42초짜리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폭행과 조롱에 가담하지 않은 다른 승객 1명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버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승객 3명에 대해 이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