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각)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연쇄 총격 사건이 한국 등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 한인들과 아시아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한국계 연방하원의원인 민주당의 매릴린 스트릭랜드(58·한국명 순자·워싱턴주)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애틀랜타 총격으로 사망한 8명 중 6명이 아시아 여성들”이라며 “우리에겐 이런 증오의 행동을 규탄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화합과 치유를 위해 우리와 함께할 리더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조지아주의 래피얼 워녹(민주당)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오늘밤의 비참한 폭력을 보며 마음이 찢어진다. 우리는 증오가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 다시 한번 목도하고 있다”고 썼다.
이날 ‘미시 USA’ 등 재미 한인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틀랜타 뉴스를 보고 슬프고 겁이 나서 잠이 안온다” “장 보러 나가기도 무섭다” “난 캘리포니아에 사는데, 동양인이 많이 몰려 사는 지역에 오히려 인종차별이 더 심한 것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최근 미 각지에서 속출하는 아시아 증오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뉴욕 한인회나 한인 전문직 단체 등은 신고 전화 핫라인 등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한인 단체들과 영사관들은 애틀랜타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 증오 범죄가 더 확산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뉴욕 경찰은 이날 밤 애틀랜타 사태 직후 한국·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경찰 병력을 증파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계 미국 거주자들도 분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아시아 증오 범죄를 멈춰라’란 이름의 아시아계 시민단체가 이날 “애틀랜타 총격 사건은 피해자와 유족뿐 아니라 아시아 커뮤니티 전체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극이다. 인종차별이 얼마나 높은 수위까지 다다랐는지 보여주는 사례”란 성명을 발표했다.
한 아시아계 미국인은 뉴욕타임스의 애틀랜타 사건 온라인 기사 댓글창에 “미국에 이민 와 4년째 살고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래 공공장소에서 ‘코로나’라고 불리는 모욕을 여러 번 당했다”며 “오늘 같은 총격 사건을 보고도 우리의 가치와 지역사회를 복구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