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백인 교장이 11살 흑인 학생에게 무릎을 꿇게 하고 사과를 받은 다음 부모가 항의하자 ‘아프리카식 사죄’라는 해명을 내놓아 논란에 휩싸였다.
AP통신과 데일리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가톨릭 학교에 다니는 6학년 트레이슨 폴(11)은 학교에서 읽기 과제를 빨리 끝내고 다른 과제를 하는 중이었다. 트레이슨의 영어 교사는 다른 과제를 하고 있다며 그를 혼낸 다음 교장실로 데려갔다. 교장 존 홀리안은 그에게 무릎을 꿇게 하고 영어 교사에게 사과하도록 지시했다.
아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트레이슨의 엄마 트리샤는 이달 초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것이 정상적인 훈육이냐’고 따졌다. 이에 교장은 과거 나이지리아 출신 학부모로부터 아프리카에서는 사과할 때 무릎을 꿇는다고 들었다면서 “아프리카 방식”의 사과였다고 답했다.
아이티계 미국인인 트리샤는 데일리뉴스에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다. 모든 흑인이 아프리카인이라고 일반화하는 것이냐”고 했다. 이어 “아들은 마음을 다쳤고, 수치심을 느끼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아들도) 피부색 때문에 벌어지는 차별에 대해 알고 있지만, 11살짜리가 직접 겪기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학교 측은 논란이 커지자 홀리언 교장에게 휴직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 대행은 지난 19일 성명에서 “학교 측은 교장의 행동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면서 “이번 일은 학교의 오랜 가치와 방침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