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인 2세 여성이 미국 내 증오 범죄의 주 타깃이 되는 아시아계 노인을 돕기 위한 안내 책자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LA 한인타운에서 도자기 가게를 운영 중인 에스더 임(32·한국명 임샛별)씨는 자비로 ‘증오 범죄 신고 방법’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한국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7개 언어로 출간했다.

21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LA 한인타운에서 도자기 가게를 운영 중인 에스더 임(32·한국명 임샛별)씨는 자비로 ‘증오 범죄 신고 방법’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한국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7개 언어로 출간했다.

임씨가 처음 책자를 출간한 건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던 작년 4월이다. CNN에 따르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고, 아시아계를 향한 전반적 혐오 정서가 커지고 폭력이 늘면서 안내 책자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CNN에 “아시아계 증오 범죄 희생양 상당수가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고령층이었다”며 “내 부모와 나머지 아시아계 구성원들에게 증오 범죄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15쪽 분량의 이 책자는 증오 범죄 예방법과 대처 요령, 구제 방안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책 말미엔 각종 구호 기관의 연락처와 위급 상황에서 쓸 간단한 영어 문장도 수록돼 있다. 책자는 현재까지 4500여 부가 배포됐고, 인터넷(www.hatecrimebook.com)에도 게시돼 있어 수천회 넘게 다운로드됐다.

임씨는 “지역사회 리더들이 증오 범죄에 대항할 수 있는 손에 잡히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아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인종차별에 대한 논의는 지속해야 하지만 개개인에게 필요한 효율적인 대책들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씨는 최근 크라우드 펀딩(모금 방식의 투자)을 통해 아랍어 등 다른 언어로도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