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빌 게이츠,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나트륨을 활용한 소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이기도 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안정적인 친환경 에너지 발굴·투자를 이끌어온 게이츠와 버핏은 이 차세대 원전 구상을 “에너지 산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기존 판도를 바꿀 혁신적 사건)”라고 불렀다.

게이츠는 2일(현지시각) 마크 고든 와이오밍주 주지사가 주재한 화상회의에서 자신이 설립한 원전 기업 ‘테라파워’와 버핏 소유의 전력회사 퍼시피코프가 서부 와이오밍주의 한 폐쇄 석탄 공장 부지에 약 10억달러(1조1000억원)를 투입해 나트륨을 이용한 핵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게이츠 전 회장은 “와이오밍은 기존 에너지 분야에서 한 세기 넘게 선두 주자였다. 우리는 나트륨 투자가 에너지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든 주지사도 “이것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가장 빠르고 명확한 길”이라고 했다.

이들이 건설할 차세대 원자로는 345MW(메가와트) 규모이고,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이다. 소듐냉각고속로는 기존 경수·중수를 냉각재로 이용하는 기존 원자로와 달리 액체 나트륨인 소듐(Na)을 냉각재로 쓴다. 원전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다시 연료로 쓸 수 있어 핵연료 활용률을 60배나 높이고 폐기물의 양과 독성은 획기적으로 줄이는 ‘꿈의 원전’ ‘4세대 원전’으로 불린다.

게이츠 전 회장은 이전부터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은 원자력뿐’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원자력이 자동차나 화석연료보다 훨씬 적은 숫자의 사람을 죽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트륨(Natrium) 원자로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의 소형 원자로(SMR). 모든 장비가 원자로에 다 들어간 상태로 수조 안에서 작동한다. 사고가 나도 주변 물로 열을 식힐 수 있다. 특히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쓴다. 물보다 무거운 나트륨을 냉각재로 쓰면 천연 우라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238’을 연료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