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탄압 과거사가 드러난 캐나다에서 사상 처음 원주민이 총독으로 임명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 시각) 메리 사이먼(73)을 캐나다 총독에 지명했으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연방인 캐나다의 총독은 국가 수반인 영국 여왕을 대행하는 직책으로, 의회 개회 및 정회 선언, 각종 법안에 대한 왕실 인가, 캐나다 군 최고사령관 등의 역할을 맡는다.
사이먼 신임 총독은 북퀘벡의 이누이트족 출신으로, 방송기자와 외교관 등을 거쳐 캐나다 국립 이누이트 기관 수장을 지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사이먼은 캐나다가 전진할 길을 개척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우리 모두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사이먼 총독도 자신의 지명은 “화해를 향한 긴 여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캐나다에선 19세기부터 100여년간 가톨릭 교회가 나서 원주민 어린이 15만명을 가정에서 분리해 백인 동화 정책을 실시하는 기숙사 학교에 수용했으며, 학대당하다 숨진 어린이 시신·유해가 1000구 이상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캐나다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건국기념일(1일) 축제가 취소됐으며 엘리자베스 2세(95) 영국 여왕과 빅토리아 여왕(1901년 서거) 동상이 파손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