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촉발된 미국의 동맹 경시 우려에 대해 ‘아프간과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고 분석하면서도, 한국도 한미연합훈련 등 군사훈련을 강화해 스스로 자국 방어 의지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마자르에샤리프공항에서 압수한 헬리콥터와 전투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WorldOnAlert

19일(현지 시각)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아프간 사태가 한국에 주는 교훈에 대해 40년 전 남베트남 상황을 예시로 거론하며 “최고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아프가니스탄과 다르다”면서도 “국민이 나라를 위해 싸울 의지가 없다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아프간은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한반도에서도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휴전 상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한국군이 항상 훈련되고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앞으로 이뤄져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상황도 가정해 봐야 한다”며 “한국군은 아프간 정부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량이 뛰어나지만, 북한은 적어도 한국이 미군의 공백을 기꺼이 받아들일지 알아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군의 아프간 철수로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대해 더 관심을 쏟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공군 출신으로 태평양사령관 특별 보좌관을 지낸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은 “아프간 철군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미국이 더 이상 중동 혹은 남아시아 문제로 인해 곁길로 빠지거나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고, 아시아에서 제기되는 가장 큰 도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