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18일(현지 시각) 펜타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18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나나 다른 사람들이 본 것(정보) 중 이 (아프간) 군과 정부가 11일 만에 붕괴하리라 시사하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군 정보 계통에서 아프간 정부가 이처럼 빠르게 무너질 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밀리 의장은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했다. 그중 하나는 아프간 안보군과 정부의 빠른 붕괴에 따른 탈레반의 전면적 (국가) 장악이었다”면서 “그러나 빠른 붕괴 기간은 몇 주, 몇 달, 심지어는 우리가 철수한 뒤 몇 년 후로 폭넓게 추정됐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뉴트 깅그리치

이처럼 뼈아픈 정보 실패 속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국민 연설을 하며 “아프가니스탄 지도자들은 포기하고 국외로 달아났다. 아프간 (정부)군은 때로 싸우려고 해보지도 않고 붕괴했다”고 ‘남 탓’을 한 데 대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뉴트 깅그리치 전 미국 하원 의장은 이날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어떻게 바이든은 수십 년간 탈레반과 맞서 싸우며 미국과 동맹을 맺는데 목숨을 걸었던 용감한 아프간 사람들을 욕되게 할 수 있는가”라며 “20년 전쟁 동안 미국인 2448명이 숨진 데 반해 아프간 정부군은 30배 가까이 많은 6만9000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이 체면을 세우려고 할 때 얼마나 빨리 동맹에게서 등을 돌리는지 봤나?”라며 “혼란스럽게 동맹을 내치고 달아나는 바이든의 결정을 세계가 봤는데 왜 대만, 유럽, 한국과 다른 동맹이 바이든 대통령을 믿고 의지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도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아프간 사람들은 탈레반을 선택하지 않았다. 우리와 함께 싸웠고 죽었다”며 미군의 완전 철수를 늦춰야 했다는 주장을 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의 가장 긴 전쟁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한국전”이라며 “그 전쟁은 승리로 끝나지 않고 휴전이란 교착 상태로 끝났다”고 썼다. 그는 “70년 후 우리는 세련된 한국군조차 혼자서는 북한을 억지하지 못한다고 인정하며 미군을 2만8000명 이상 두고 있다. 그로써 한반도의 안정 균형, 한국이란 소중한 동맹, 인도·태평양 상의 강력한 존재감을 성취했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은 한국이 아니다. 그러나 훨씬 적게 헌신하고도 적절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