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 메릴랜드주 애너폴리스에서 열린 해군사관학교 입학식 행사 장면. /AFP 연합뉴스

코로나 팬데믹 이래 온라인 원격 시험을 치른 미국 사관학교들에서 잇따라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미 해군사관학교는 지난해 12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물리학 기말고사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관생도 105명을 적발해 18명을 퇴학시켰다고 20일(현지시각) 밝혔다.

해사는 총 653명의 생도를 대상으로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시험을 보게 하면서, 구두와 서면으로 “외부 소스를 이용하지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익명 채팅방에서 이뤄진 생도들의 대화를 통해 부정행위 가능성을 포착했으며, 이들의 인터넷 검색 기록 등 수천 건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미 해군범죄수사대 등의 도움을 받아 부정행위를 확인했다.

해사는 105명을 부정행위 의심자로 선별해 이 가운데 죄질이 나쁜 18명을 퇴학시키고, 82명에겐 5개월의 ‘명예 회복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해사 교장인 션 벅 중장은 “사관생도는 하루하루를 명예롭게 살고, 해군 또는 해병대 장교직에 필요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우리가 인성과 진실성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주 소재 육사(웨스트포인트)에서 생도들이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앞서 미 육사(웨스트포인트) 생도들도 지난해 5월 온라인으로 치러진 미적분 기말고사에서 73명이 오답을 똑같이 적어내 단체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들통났다. 조사 와중에 6명이 자퇴했고 8명은 퇴학됐다. 55명은 유급된 상태에서 교내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해 반성문을 쓰도록 했다.

미 육사 법학과 팀 배켄 교수는 지난 5월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며 “미 육사 생도들은 국가 리더가 되기 때문에 이 같은 스캔들은 국가 안보의 문제”라며 “우리는 언제 전쟁을 해야 하는지,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을 군에 의지한다. 생도들은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