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들에게 예정된 시한인 31일까지 아프간에서의 대피 작전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백악관이 24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이날 열린 G7 정상 화상 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등은 시한 연장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반대로 대피 시한 연장을 합의하지 못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오늘 오전 열린 G7 정상 화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 체류 중인 미국인들의 대피를 완료하는대로 미군을 철수한다고 전했다”며 “그는 우리가 31일까지 이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31일까지 임무를 완료하는 것은 탈레반의 지속적인 협조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필요할 경우 일정을 조정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국방부와 국무부에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의 지부를 자칭하는 IS-K의 아군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도 위험 요소에 추가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과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카불 공항에서 IS 대원들의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카불 공항에서의 커진 안보 위협에 대한 미군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대피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아프간을 방문해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로 평가받는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전격 비밀회동을 가졌지만 별 소득이 없었던 것도 기존 시한을 유지하기로 한 배경으로 관측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 달 말까지 아프간을 떠나기를 원하는 모든 미국인을 대피시킬 수 있다고 믿고 여전히 미군 철수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