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군 사령관이 2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우리는 정치와 대통령들로부터 배신당했다”고 토로했다.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육군 부대를 지휘하다가 카불 함락 직전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임명된 3성 장군으로 자신을 소개한 사미 사다트는 “지난 3개월 반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쉼 없이 싸웠다”면서 “난 지쳤고, 좌절했고, 화가 난다”고 했다.
사다트 장군은 “자신을 위해 싸우지 않는 아프간군을 위해 미군이 싸우다 죽을 수는 없다”고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난주 발언에 대해 특히 실망했다고 적었다.
그는 “아프간군이 싸울 의지를 잃은 것은 맞는다”면서도 “이는 미국 동맹으로부터 버려졌다는 느낌과 최근 몇 달간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서 드러난 무시와 신의 없음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아프간군에 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정실 인사, 관료주의 등 문제가 많았지만, 우리가 싸움을 끝내 중단한 것은 우리의 (미국) 동맹이 먼저 싸우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다트 장군은 “카불과 워싱턴의 분열이 아프간 육군의 목을 졸랐다”고 했다. 그는 아프간군이 무너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평화협정, 군수 지원과 정비 지원 중단, 아프간 정부의 부패 등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계속 싸웠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4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확인하면서 모든 것이 내리막길로 치닫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군수업체들이 먼저 철수하면서 기술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고, 이들 업체가 소프트웨어를 가져가는 바람에 첨단 무기를 제대로 쓸 수 없었다고 전했다.
사다트 장군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2주 전 가니 대통령으로부터 카불의 치안을 지키라는 명을 받고, 아프간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임명됐다”고 했다. 이에 이달 15일 카불에 도착했지만, “이미 탈레반이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고 가니 대통령은 도주했다”며 “엄청난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정치와 대통령들로부터 배신당했다”면서 “아프간 전쟁은 아프간 만의 전쟁이 아닌 국제전”이라며 “이 전쟁은 정치적 실패에서 비롯된 군사적 패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