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저명한 불임전문의가 여성 환자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의 정자를 이용해 임신 시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4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모간 헬퀴스트(35)라는 여성은 불임전문의 모리스 워츠먼(70)을 사기 및 의료과실죄로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헬퀴스트의 어머니는 1983~1985년 사이 워츠먼에게 불임 치료를 받았다. 당시 워츠먼은 임신을 원했던 헬퀴스트의 어머니에게 북유럽 출신인 뉴욕 로체스터 대학의 의대생이 정자를 기증했다며, 인공수정 시술을 하자고 했다. 헬퀴스트 어머니는 이를 받아들이고 시술 후 임신에 성공했다.
그러나 정자의 주인은 의대생이 아닌 워츠먼이었다.
이 사실을 밝혀낸 건, 헬퀴스트였다. 성인이 되기까지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알지 못했던 헬퀴스트는 2016년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동유럽 유대인 아슈케나지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추가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6명의 이복동생이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그는 워츠먼을 의심했다. 워츠먼이 아슈케나지 유대인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헬퀴스트는 이복동생 중 한 명과 워츠먼 박사 친딸에게 접촉해, 유전자 검사를 했고 세 사람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헬퀴스트는 “워츠먼이 환자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자신의 정자를 통해 임신 시켰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워츠먼 호적에 올라온 아이를 포함해 총 9명이다”라고 했다. 워츠먼이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기 전, 그에게 부인과 치료를 받았던 헬퀴스트는 “내가 친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신체 접촉이 있는 치료를 이어갔다. 근친상간 피해를 본 생존자들이 경험한 것과 유사한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사건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이다. 현지 검찰 관계자는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소송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