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학에서 ‘소프트파워(연성권력·매력을 통해 얻는 권력)’ 개념을 처음 만든 조셉 나이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한국은 막대한 소프트파워를 가졌다”며 “올바른 투자와 노력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이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국제교류재단과 함께 5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안보를 넘어서: 한국의 소프트파워와 코로나 이후 세계에서 한·미 동맹의 미래’ 콘퍼런스에 화상 참석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그는 “한국에 초점을 맞춘 이런 콘퍼런스를 열어줘 기쁘다”며 “왜냐하면 한국은 막대한 소프트파워를 가졌고 올바른 투자와 노력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이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한국은 세계의 가장 위대한 성공 스토리 중 하나다. 그런데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는 한국의 역량과 성공이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는 소프트파워를 강압이나 거래가 아니라 매력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며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포화를 받아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철의 장막을 넘어선 서구 문화와 방송에 노출됨으로써 변화된 사람들의 마음이 휘두른 망치와 불도저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또 나이 교수는 “소프트파워에는 한 국가의 ‘문화', ‘국내적 가치'와 ‘국제 정책'이란 3가지 자원이 있다고 본다. 한국은 문화 측면의 소프트파워를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K팝과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를 사로잡은 예시는 이미 나왔으므로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며 “국내적 가치와 그 적용이란 면에서도 한국은 상당한 성공스토리”라고 말했다. “우선 (한국에는) 위대한 경제적 성공이 있었고 그것이 좀 변덕스럽지만 활기차고 성공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위대한 정치적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소프트파워의 세 번째 자원은 한 국가의 국제 정책”이라며 “특히 다른 국가를 도와주거나 다른 국가의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정책을 통해 효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이 한국이 더 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한국이 국제정책을 통해 ‘성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데 탁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소프트파워도 비교했다. 그는 “2007년 후진타오는 중국의 17대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이 소프트파워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중국은 매년 100억 달러를 쓰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퓨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소프트파워 슈퍼파워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