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양극화를 심화시킨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미국의 수퍼 리치(최고 부자)들은 사상 최대 폭으로 자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5일(현지 시각) ‘2021년 포브스 400대 미국 부자 순위’를 발표하고, 이들의 총자산이 보유 주식 상승 등에 힘입어 전년도 3조2000억달러(약 3800조원)에서 올해 4조5000억달러(5344조원)로 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포브스가 지난 40년간 400대 부자들의 자산 가치를 집계한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지난 3년간 400대 부자에 들려면 최소 자산 21억달러(2조4900억원)가 있어야 했지만, 올해는 이 마지노선이 29억달러(3조4500억원)로 높아졌다.
미 최고 부자 1위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그의 자산은 작년보다 220억달러 늘어난 2010억달러(238조7000억원)다. 역대 포브스 부자 집계에서 개인 자산이 2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베이조스가 처음이다. 2위는 1905억달러(226조2000억원)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 3위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4위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였다. 게이츠와 이혼한 전처 멀린다 게이츠는 재산 분할을 통해 처음 400대 부자 리스트에 진입, 158위에 랭크됐다.
포브스는 올해 순위에 처음 진입한 44명의 신흥 부호 중 가상 화폐 기업가들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가상 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 CEO는 29세로 최연소 부자로 기록됐다. 지난 4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프레드 어삼도 이름을 올렸다. 전통적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 여파로 세계 호텔·리조트 등 가치가 하락하면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400대 부자 순위에서 밀려났다.
이번 400대 부자에 포함된 여성 숫자는 56명이다. 미 최고 여성 부자는 월마트 상속인인 앨리스 월턴으로 7년 연속 올랐다. 본인이 회사를 창업했거나 다른 창업자를 도운 ‘자수성가형’ 부자는 전체의 70%(282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