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매릴랜드주(州)에서 CNN이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서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8월 아프간 사 미군 철수 사태 당시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누군가가 나토 동맹을 침략하거나 불리한 조처를 할 경우 우리는 대응할 것이다. (이는) 일본에도, 한국에도, 대만에도 마찬가지”라면서 대만 침략 시 미국이 대응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냈었는데, 이번엔 직접적으로 ‘대만 방어’ 의지를 밝힌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의 전차박물관을 둘러본 뒤 인프라·사회복지 투자 구상안인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yes)”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며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에 전념(commitement)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개입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지난 1972년 리처드 닉슨 행정부 당시 대통령과 마오쩌둥 주석과 회동 뒤 1979년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하에 대만과 단교했고, 대만과의 상호방위조약도 폐기했다. 이후 미국은 1979년 국내법으로 ‘대만관계법’ 제정해 대만에서 무력 분쟁이 발생하면 이를 방어할 수 있도록 하면서 대만과 사실상 준(準)외교관계를 유지해왔지만, 구체적인 외교 사안과 관련해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이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對中) 관계에서 더 강경한 노선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여러 차례 진입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유가가 내년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가격 인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조치 등에 달려 있다”고 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데 비해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급등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행정부 주요 사업인 인프라 법안과 사회복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협상이 임박했다고도 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결국 이 나라를 통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거래는 성사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