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광견병 고위험’ 국가에서 오는 반려견들의 입국을 금지했다가 약 한 달 보름 만에 다시 이를 허용했다. 반려견 주인들의 반발이 커지자 방침을 바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DC는 지난달 14일부터 광견병 전염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113국에서 오는 반려견 혹은 이들 국가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미국 반려견의 재입국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CDC는 24일(현지 시각) 내달 1일부터 입국을 다시 허용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개 입국금지령’이 내려졌던 113국은 중국, 러시아, 북한, 브라질, 이집트, 케냐, 마다가스카르 등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동유럽 지역의 국가들이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CDC는 “광견병 예방접종 인증서를 허위 작성한 사례가 급증한 만큼 공중 보건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미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CDC는 작년 광견병 예방접종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례를 450건 적발했다. 지난 6월엔 아제르바이잔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강아지 한 마리가 광견병에 걸린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9개 주(州) 보건 당국이 동원돼 역학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반려견의 입국 자체를 막는 조치는 (미 국내에서) 반려견 주인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며 “CDC는 이 조치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그 이유는 명확히 발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CDC의 방침 변경으로 생후 6개월 이상 된 반려견에 대해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소유주 정보가 담긴 마이크로칩 이식을 완료한다면 여행자들은 반려견과 함께 미국에 입국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들 113국으로부터 입국하는 반려견들은 뉴욕 존 F 케네디, 시카고 오헤어 공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등 CDC가 지정한 18개 공항으로만 입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