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감포읍에 생길 해양용 소형모듈원전(SMR)이 한국 핵잠수함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7월 감포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착공했다. 앞으로 5년간 총 32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연구소를 완공하고, 2027년까지 선박용 SMR 개발을 위한 70메가와트급 원자로를 만들 예정이다. 이 신문은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핵잠수함의 한국 판매를 시사했지만, 이후 미국 정부가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 행정부 관료들이 핵 확산을 우려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안을 철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NYT는 “한국은 오랫동안 핵잠수함을 원했다. 새 원자로가 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원자력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에 한국이 오랫동안 품어온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모듈 원전 자체는 원자력 추진 쇄빙선이나 컨테이너선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지만, 핵잠수함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핵 추진 쇄빙선, 핵잠수함 등에 들어가는 원자로 설계 제작사인 OKBM의 2017년 연간 보고서에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계속해서 일체 구조형 원자로 협력을 논의한다”는 대목이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최근 몇 년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해 왔고 지난 1월에는 핵잠수함 설계를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북한의 핵잠수함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도 핵잠수함을 원한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고 말한 적 있다. 이 신문은 또 “문정인 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전언”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이 그냥 미국의 핵잠수함을 사면 어떻냐’는 놀라운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안 이후 미국 정부는 어떤 후속 조치도 하지 않았고, 핵 확산 우려를 들어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에 필요한 농축우라늄 같은 핵연료를 확보하는 것을 지원해 주지도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