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 DC의 연방준비제도 전경. /AFP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극심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 긴축 정책을 더욱 공격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각)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돼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 속도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준은 현재 매달 150억달러의 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300억달러로 늘려, 테이퍼링 마무리 시점을 내년 6월에서 3월께로 앞당기기로 했다. 금리 인상의 전단계인 테이퍼링이 조기 종료되면서 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졌다는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연준으로선 올해의 가장 매파적(긴축 선호)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날 “최대 고용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기준 금리는 현재의 제로금리(0.00~0.25%)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2022년 최소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날 연준이 별도 공개한 점도표(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중 과반인 10명 내년 0.88~1.12% 수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5명은 0.63~0.87%를 전망했다. 또 점도표에 따르면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3회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15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는 회견 중계가 뉴욕 맨해튼의 증권거래소에 방송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백신 접종 상황 진전과 경제 재개방을 반영, (미국의)경제활동은 올해 강력한 속도로 팽창하는 중”이라면서 “경제 회복과 수급 불균형 등으로 인한 종합적인 인플레이션은 (연준의)장기 목표인 2%를 훨씬 웃돈다. 내년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FOMC 내부에선 인플레가 올해 5.3%에서 내년 2.6%로 하락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이 긴축의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해 자본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뉴욕증시는 반등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에 가장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2% 넘게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