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 어린이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맞고 있다.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중동의 개도국에선 중국이 올초부터 공격적으로 펼친 '백신 외교' 결과로 시노백 백신이 많이 보급돼있다. 그러나 시노백 효능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노백을 거부하는 나라들이 생겨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남미 최대국가 브라질에서 중국산 코로나 백신인 시노백(Sinovac) 효능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시노백 접종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자국에서 접종되는 코로나 백신 중 시노백의 비율은 지난 3월 85%에 달했으나, 현재 9.6%으로 떨어졌다. 11월 기준 브라질의 백신 접종 비율은 미국·독일이 공동개발한 화이자가 76%로 가장 높고, 다음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14% 순이었다. 브라질 보건부는 내년부터는 아예 시노백 백신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들 사이에서 시노백의 효능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 때, 미국이 자국 내 공급에 몰두하는 사이 아시아 개도국과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에 자국 백신을 집중 공급하는 ‘백신 외교’를 펼쳤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6월 시노백을 공식 승인했다. 그러나 시노백은 계속 효능을 두고 도마에 올랐다. 시노백은 복제 능력을 제거한 바이러스를 이용해 체내에 항체를 생성하는 전통적 불활성화 방식 백신이다. 반면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를 인체에 주입하는 신기술을 이용했다.

최근 홍콩대 연구진은 “시노백 백신 2회 접종 완료자의 혈청에선 새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를 볼 수 없었다”는 실험 결과를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위트워터스랜드대 연구진도 얀센이나 시노백 등 불활성화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무력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싱가포르 보건부도 15일 “시노백 백신을 2회 접종한 이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두 차례 맞은 이들보다 코로나 위중증 감염에 대한 보호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반면 중국 제약사 시노백은 지난 16일 “시노백 3차 부스터샷까지 맞으면 오미크론 변이에 94%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