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이 사람에 의해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해외 과학지에 실렸다.
지난달 과학 전문지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과학자들은 미국에서 사람이 사슴에게 코로나를 감염시켰다는 증거를 수차례 발견했다.
미 오하이오주립대 수의학과 등 연구팀은 작년 1~3월 오하이오주 북동부 9개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흰꼬리사슴 360마리를 대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약 36%에 해당하는 129마리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은 작년 아이오와주에서 탈것에 의해 사망한 사슴 283마리 중 94마리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한다.
미 NBC 방송은 2일(현지 시각) “두 연구 모두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바이러스 계통을 사슴에서도 발견했다”며 “사람으로부터 사슴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사람으로부터 다른 동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흔한 대형 포유류인 사슴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결합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연구팀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슴은 앞으로 변형될 코로나 바이러스를 살펴볼 수 있는,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숙주”라며 “사슴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감염시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외신들은 “다른 종(種)에 대한 인간의 무관심이 전염병을 연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사슴들 사이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진다면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작년 네덜란드에선 포유류인 밍크의 코로나 감염이 확인돼, 수십만 마리의 밍크가 살처분되고 100곳이 넘는 밍크 농장이 폐쇄됐다. 당시 WHO는 밍크로부터 사람으로 코로나가 전염된 의심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팀은 “당시 밍크 변종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역파급(spillback)이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NBC 방송은 미 구조계획(The American Rescue Plan Act) 당국이 연구팀에게 흰꼬리사슴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600만 달러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미국 30개 주에 서식하는 사슴들 사이에서 바이러스를 찾고 있다고 한다. 또 코요테, 스컹크, 너구리 등 다른 동물로부터도 혈액 샘플을 채취해 그들이 코로나 항체를 가졌는지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 소속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바이러스학자 수레시 쿠치푸디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러한 바이러스가 계속 존재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인간 사회를 더욱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동물과 환경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