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에 더 이상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년 가까이 이어져온 코로나 팬데믹 불황 극복을 위한 돈풀기 시대의 종료를 선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의회에서 열린 재임 인준 청문회에 출석, “미국 경제는 더 이상 공격적인 부양책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이제는 정말 팬데믹 비상대응에서 벗어나 좀더 정상적 수준으로 복귀할 때”라고 밝혔다.
미국의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은 이미 테이퍼링 속도를 두 배로 늘리고, 올해 수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파월 의장은 이날 “현재는 완전 고용보다 물가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겠다. 인플레를 되돌리기 위해 우리의 도구(기준금리 인상)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금리 인상 횟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은 다만 “인플레이션 압박은 올해 중반까지 지속될 것이지만, 공급망 교란 현상이 완화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라앉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제로금리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올리는 일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파월의 금리 인상 관련 발언은 이미 예상됐었다. 이날 뉴스는 금리 인상의 다음 단계인 양적 긴축(QT)을 당초 예상보다 늦은 연말께로 미루겠다는 ‘덜 매파적’인 발언에서 나왔다. 파월은 “오는 3월 자산 매입 축소를 마무리한 뒤, 몇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아마 올해 말에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4차례의 금리인상에 양적 긴축까지 동시에 추진하면 시장 충격이 너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파월의 이 한 마디에 그간 긴축 공포로 하락세였던 뉴욕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0.51%, S&P500은 0.92% 상승 마감했다. 금리 정책에 가장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1% 급등해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