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고 속도 마하 10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서 대북 제재 강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신규 대북 제재를 단 한 차례 밖에 하지 않았던 바이든 행정부는 12일(현지 시각) 재무부와 국무부 합동으로 미사일 부품 등을 조달한 개인 7명과 단체 1곳에 독자 제재를 가했다.
이날 미국 연방상원 외교위원회에서는 제임스 오브라이언 국무부 제재 조정관(대사급)의 인준 청문회가 열렸다. 주일미국대사를 역임한 적 있는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북한의 호전성이 재발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그런데도 현 행정부는 작년 12월 하나의 제재를 찔끔한 것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내내 대북 제재를 발표하지 않다가 작년 12월 10일 북한의 인권 침해를 문제 삼아 리영길 국방상과 중앙검찰소, 4·26아동영화촬영소에 대한 독자 제재를 발표했다.
이어 해거티 의원은 “당신의 (대북)제재 계획을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브라이언 조정관은 “강력한 제재 프로그램은 우리(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단독 제재 뿐만 아니라 친구 및 동맹과 함께 하는 것도 그렇다”고 했다.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이날 나란히 새로운 대북 제재도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북한의 무기 개발 기관인 제2자연과학원(현 국방연구원)의 러시아·중국 주재원들을 집중 제재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대표부 대표인 최명현을 북한 회사들을 위해 러시아에서 통신 관련 장비들을 조달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랐다. 중국 다롄에서 합금강(合金鋼)을 조달한 심광석, 선양에서 소프트웨어와 화학물질을 조달한 김성훈, 선양에서 북한 본부가 쓸 물자를 조달한 강철학, 제2자연과학원이 다롄에 세운 위장회사 부대표인 변광철 등도 새로운 제재 대상이다.
국무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그 발사 장치 확산에 기여하는 활동이나 거래에 관여한 혐의로 북한인 오영호, 러시아인 로만 아나톨예비치 알라르, 러시아 단체 파르섹LLC를 제재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오영호는 러시아 기업인 파르섹LLC, 파르섹 LLC의 개발 국장인 러시아인 로만 아나톨예비치 알라르와 함께 탄도미사일에 쓸 수 있는 케블러 실, 아라미드 섬유, 항공유, 볼베어링, 정밀기계 등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알라르는 또 고체 미사일 연료를 만들기 위한 방법도 오영호에게 알려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