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미국 대학생 숫자가 지난 2년간 100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중에 비싼 학비를 내고 효과가 떨어지는 원격 수업을 지속할 이유를 찾지 못하거나, ‘대학 입학졸업’이라는 기존 경로를 벗어나 빨리 취업·창업 전선으로 뛰어들려는 젊은이가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영리단체 전미학생정보 리서치센터(NSCRC)는 13일(현지 시각)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미국 대학에 등록한 학부생이 총 1546만명이었으나, 지난해 1444만명으로 줄어들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년 새 대학생이 6.6% 줄어든 것으로, 50여 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라고 이 센터는 전했다. 미국에선 1970년대 초 오일 쇼크로 인한 불황과 히피 문화 확산으로 대학 등록률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학부생이 13.2%나 줄어 4년제보다 타격이 컸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많이 진학하는데, 이들은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 등 온라인 원격 수업을 받을 여건이 부족하거나, 가족 부양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로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각 대학들은 이번 겨울과 봄 학기를 다시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NSCRC는 “학생들이 팬데믹을 계기로 학업보다 취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구인난이 노동자 우위의 고용 시장을 형성했고, 저숙련 직종 임금까지 크게 상승하면서 학생들이 학위를 따기보단 돈벌이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기업들은 채용 인력의 학력·경력 기준을 대폭 낮추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학생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고등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 변화를 의미한다”며 “이는 장기적 소득 능력을 저하시키는 등 한 세대의 경제 활동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