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뉴욕 맨해튼 최대 번화가인 타임스스퀘어 지하철역에서 40세 아시아계 여성이 낯선 이에게 선로로 밀쳐져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서 경찰 등이 조사를 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 스퀘어 지하철역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낯선 이로부터 선로로 밀쳐져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증한 아시아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 NY1 등 현지 매체는 이날 오전 9시30분 맨해튼의 최대 번화가인 타임스 스퀘어와 42번가를 잇는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한 흑인 남성이 아시아계 여성을 달려오는 지하철 앞으로 갑자기 밀쳐, 여성이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나이 40세에 ‘미셸 앨리사 고(Go)’란 이름으로만 알려진 피해자는 당시 일행 두 명과 함께 있었으며, 용의자와는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사이먼 마셜(61)이란 흑인 남성으로, 강도 전과로 2년 복역한 후 지난해 8월 출소했다. 사이먼의 여동생은 언론에 “오빠가 정신 질환으로 20년간 약을 복용했고 정신 병원에도 입원했었다”고 말했다. 사이먼은 이날 연행되면서 취재진을 향해 혀를 내밀고 “내가 그랬다!”고 외치기도 했다.

15일 뉴욕 지하철 역사 살인사건의 용의자 마셜 사이먼(61)이 도망쳤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 취재진에게 혀를 내밀고 있다. 전과자이며 정신병 이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

뉴욕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이런 일을 당할 만한 어떠한 이유도 없던 인물”이라며 “이는 완전히 무지한 폭력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마셜의 정신 병력을 들어 아직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에 겁을 먹거나, 플랫폼에서 벽에 붙어있기도 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시 지하철에선 지난해 7월에도 미얀마계 중년 여성이 흑인 남성의 공격을 받고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했다. 지난해 3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20대 백인 남성의 총기 난사로 한국계 여성을 포함한 아시아계 8명이 사망한 사건을 포함, 미 전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급증하면서 ‘아시아 증오를 멈추라(Stop Asian Hate)’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정부가 치안과 아시아계 지원을 늘렸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