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멍청한 개자식”이란 욕설을 했다.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내뱉은 말로, 중계 방송에서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서민 물가 안정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 바이든의 모두 발언이 끝난 뒤 퇴장하던 기자들이 국내외 현안에 대한 질문을 마구 던졌다. 사전 조율된 회견을 하지 않는 백악관에서 대통령과 기자들 간의 돌발 설전은 흔한 일이다.
이때 보수 매체 폭스뉴스 소속 출입기자인 피터 두시(34)가 “당신은 인플레가 정치적 부채(political liability)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바이든이 빈정대듯 “(부채가 아니라)큰 자산이지. 인플레가 더 온다고? 멍청한 개자식 같으니(What a stupid son of bitch)!”라고 중얼거렸다. 공식 발언이 끝나 마이크가 꺼진 줄 안 것이다. 백악관 내부 음향 시설로는 이 발언이 차단됐지만, 정부·의회 전문 중계방송 C-SPAN에선 대통령의 욕설이 전파를 타고 전국에 퍼졌다.
미국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7%가 상승해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민생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또 물가를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가 급격한 긴축을 예고, 뉴욕증시 폭락 사태를 낳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는 팬데믹 중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폭스뉴스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두시는 평소에도 바이든이나 젠 사키 대변인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많이 했다. 여기에 최근 바이든 지지율 급락의 최대 요인인 인플레 문제를 건드리자 바이든이 짜증을 느낀 것 같다고 미 매체들은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도 라이브 회견 중 실언이나 욕설을 한 적이 몇 번 있다. 그는 2010년 부통령 시절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오바마 케어(전국민 건강보험 의무가입)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더럽게 중요한 문제(a big fucking deal)”이라고 속삭인 것이 마이크에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