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7일(현지 시각) 중국 기업 33곳을 무더기로 수출 통제 리스트에 올렸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 이뤄진 대중 제재 조치로 미중간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열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화상 정상 회담. /AP·신화 연합뉴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기관 33곳을 수출입 미검증 목록(Unverified List)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BIS는 “해당 수출 품목이 어떻게 사용될지 확정할 수 없어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제재 기업엔 AECC 남부산업, 베이징 SWT과학,상하이 마이크로엘렉트로닉스, 후난대학교 생물감지·계량화학연구소 등 대부분 전자 관련 기업이고 광학, 터빈 날개 관련 기업, 대학 연구소 등도 포함됐다.

미검증 리스트는 미 당국이 통상적인 검사를 할 수 없어 최종 소비자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더 엄격한 수출 통제를 하는 대상을 말한다. 미국은 외국 정부와 검사를 위해 협의를 하는데, 검사를 할 수 없거나 이 기업의 합법성을 확인할 수 없을 때 리스트에 올린다. 이 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수출업자가 이들 기관에 물품을 수출할 경우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수입업자는 자신이 합법적이며 미국의 규제를 따르겠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매튜 엑설로드 상무부 차관보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 수출기업들이 (최종 소비자에 대한) 실사를 거쳐 거래 위험을 평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며 중국 정부에 최종 소비자 검증에 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처로 미국의 미검증 리스트에 오른 기관은 약 175곳으로 늘어났다. 중국 이외에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 기관도 미검증 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미국은 베이징올림픽 시작 전부터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유린 의혹 문제를 제기하며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고, 이에 영국과 호주, 일본 등 일부 동맹국이 동참했다. 전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한다면 중국도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