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때문에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주우크라이나 미국대사관을 잠정 폐쇄했다. 미 국무부는 14일(현지 시각)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 병력 증강에 따른 극적인 긴장 고조로 인해 우리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의 업무를 일시적으로 키예프에서 리비우로 이전하는 과정에 있다”고 발표했다. 국무부가 “대사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외교적 대화를 조율하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계속 관여할 것”이란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미국 대사관 폐쇄’는 임박한 러시아의 침공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내게는 세계 전역의 미국민들의 안전과 안보 이상의 우선순위가 없고 물론 거기에는 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동료들도 포함된다”면서 “나는 (근무)태세를 변경해야 할 때를 결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안보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키예프 대사관 근무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러시아 국경에서 보다 멀리 떨어진 서부 리비우로 대사관 업무를 이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런 신중한 예방 조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지 및 공약을 약화시키는 것이 전혀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완정에 대한 우리의 결의는 한결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에 선을 그은 미국이 대사관 잠정 폐쇄까지 발표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을 뜻이 없다는 유럽 내 비판이 커질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또한 외교적 해법에 도달하기 위한 성실한 노력을 계속하고 러시아 정부와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이 허락하는 한 빨리 우리 대사관 직원들이 복귀할 수 있기 고대한다”며 “그동안 나는 직원의 안전을 위해 이런 (잠정 폐쇄란) 조치를 명령했고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모든 미국 시민에게 당장 그 나라를 떠날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국무부는 이 성명에 우크라이나 내 미국 시민이 긴급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양식을 첨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