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처가 국내 정치 상황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 대해 동시다발적 침공을 감행했지만, 미국의 러시아군 침공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그러나 올 11월 중간 선거 등을 앞두고 국내 정치적으론 지지율 등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폴리티코는 이날 “백악관 내부 및 민주당 등에서 작년 여름 혼란스러웠던 아프간 철군 때와는 달리 (우크라 사태에선) 어느 정도 정치적 여유가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바이든의 (강경 대처를 두고) 초당적인 지지에 고무돼 있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바이든에 대한 의견이 다 달라 분열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동유럽 동부 측면에 군사를 강화한 것을 칭찬한 것,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대사 지명자 등의 인준에 비협조적이었다가 러시아 제재 이후 인준에 협조한 것 등을 예를 들었다. 공화당도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 강도를 조금 낮추면서 국내 정치적으론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행정부 참모들은 아프간 철군 때 받았던 비판때와는 다르게 공화당은 현 행정부를 어떻게 공격해야 할 지 합의가 완전히 안돼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 사태 초기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것을 두고 국제 사회에선 “러시아 침공을 억지하기는커녕 북돋아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인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는 “(국내적으로) 그가 러시아의 침략을 막을 수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비판받거나 판단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NSC 유럽 담당 국장이었던 그는 “대신 (러시아 침공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제재 등 외교 정책을) 처리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매겨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시각은 미국인들 상당 수가 미국의 우크라 사태 직접 개입에 반대한다는 여론 조사 등을 통해 뒷받침 된다. AP통신은 전날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함께 지난 18∼21일 미국 성인 12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이 이번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