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결정을 추켜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역풍을 맞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까지 나서 그를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역자’ 딱지가 붙어가는 모양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등 전임 대통령들은 잇따라 러시아를 상대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언론담당 부보좌관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두 마리의 역겹고 끔찍한 돼지”라고 표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보수 성향 라디오 방송에 나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한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천재적이다” “멋진 결정” “러시아는 평화 유지 세력이 될 것”이라는 등 호평한 데에 격분한 것이다. 베이츠 부보좌관은 “둘의 모든 행동은 자신의 나약함과 불안에서 비롯된다”며 “이들은 무고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는 것을 축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도 “트럼프가 푸틴의 살인적인 침공을 천재라고 표현한 것은 터무니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달리 다른 전임 대통령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자국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 아닌, 그들이 민주주의의 길을 택했기 때문에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무고하게 죽임당하고 터전을 빼앗길 잔혹한 위기와 직면하게 됐다”고 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같은 날 성명에서 “러시아의 침공은 국제법과 우크라이나 국민의 기본 인권을 침해한다”며 “푸틴 대통령은 모든 군사 행위를 중단하고 평화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대륙에서 가장 심각한 안보 위기”라며 “국제사회가 푸틴의 정당하지 못한 침공을 규탄하는 일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