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 팬데믹 이래 경기 부양을 위해 유지해온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공식적으로 내렸다.
연준은 16일 오후(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내 현행 0.00~0.25%인 연방 기준금리를 0.25~0.0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지난 2018년 12월 이래 3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팬데믹 발발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통화 완화정책으로 2020년 3월부터 제로금리를 유지해왔다.
이날 연준은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연내 6차례 남은 FOMC 정례회의(5월, 6월, 7월, 9월, 11월)에서도 모두 금리 인상을 단행, 총 7회 연속 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했다. 올 연말이면 미 기준금리가 1.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고 2023년에도 3차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미 연준은 지난해부터 공급망 병목과 팬데믹 이후 수요 폭발, 그리고 노동력 부족에 따른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경고를 계속 보내왔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9% 올라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0%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날 FOMC 발표 이후 회견에서 또 다음 FOMC 회의가 열리는 5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즉 양적긴축(QT)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적 긴축은 금리인상과 함께 긴축의 주요 수단이다.
파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인플레 상승 압력이 될 것이며 경제활동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돌아가는 데 “(예상보다)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파월은 내년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에 대해선 “특별히 올라가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경제 성장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에도 완만한 금리 인상 폭이 현실화되고 파월 연준의장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다”는 발언 등에 힘입어 이날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1.54%, S&P500은 2.24%, 그리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3.77% 올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