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두 정상 간 접촉은 지난해 11월 화상 정상회담에 이어 약 4개월 만이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2일 만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간 통화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내고 “(정상간) 대화는 러시아의 정당하지 못한 침공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위기에 대한 미국과 동맹의 견해를 설명했다”고 했다. 이날 통화는 오전 9시 3분부터 10시 53분(미 동부 시간 기준)까지 1시간 50분 동안 이어졌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침공을 막기 위한 그간의 노력과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인한 공격을 자행하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의 그 의미와, 향후 초래하게 될 결과에 관해 설명했다”라고 했다.
미 정보 당국은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과 함께 서방 사회의 잇따른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와 경제 원조를 요청했고, 중국은 러시아에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파악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모스크바가 전쟁을 끝내게 하는 데 필요한 영향력을 무엇이든 사용하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중국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고려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외교적 방안을 통한 이번 사태 해결에 대한 지지 입장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 양국의 경쟁을 관리하기 위해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의 중요성에 합의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양국간 핵심 갈등 사안인 대만 문제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일방적인 현 상태의 변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에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전 세계의 대응을 상세히 제시했다. 대화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이며 구체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이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차원의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굳건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고 했다.
전화 통화에서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작년 11월 첫 화상 회동 이후 국제 정세에 새로운 중대 변화가 일어났다”며 “평화와 발전이라는 시대의 주제가 엄중한 도전에 직면했고, 세계는 평화롭지도 안녕하지도 않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는 우리가 보고 싶었던 게 아니다”라며 “국제 관계가 군대가 맞붙는 상황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우리는 미·중 관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이끌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노력하고, 국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