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을 다시 칭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조지아주에서 열린 정치 집회 연단에 서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조지아주(州) 커머스에서 열린 자신의 정치 집회 ‘세이브 아메리카’ 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전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형편없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전날 봤듯이 그(김정은)는 이제 장거리 미사일을 쏘고 있다”며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별로 존중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장거리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 2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는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두 번의 정상회담을 하고 잘 지냈다”며 자신을 치켜세웠다. 이어 김정은을 “영리하고 터프한 사람”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 6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공화당 고액 기부자 회합에서도 김정은을 언급하고 “매우 터프(seriously tough)”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잔인한 지도자(brutal leader)를 (트럼프가) 찬양했다”고 묘사했다. 당시 그는 “김정은이 나라를 완전히 장악했다”며 “그의 부하들은 차렷 자세로 앉아 있었다. 나는 나의 측근들을 보면서, 나도 내 참모들이 저렇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집회에서 “그(시진핑)는 철권을 쥐고 15억 명의 국민을 통치한다”며 “그가 꽤 영리하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외국 정상을 ‘영리하다’고 언급할 때마다 비판을 받는다”라고 했다. 김정은·푸틴에게 잇따라 칭찬성 발언을 해 뭇매를 맞으면서도 비슷한 발언을 반복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선 “사람들이 내게 푸틴이 영리한지 물어봤다”며 “그렇다. 그는 영리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푸틴 대통령에게 ‘영리하다’, ‘천재적’이라고 했다가 거센 논란을 빚자 우크라이나 침공을 뒤늦게 ‘학살’로 규정했었다.

김정은, 푸틴 등을 계속 칭찬하면서, 반대로 바이든을 비판하는 이 같은 발언은 올 11월 중간선거, 2024년 대선 등을 염두에 두고 바이든 대통령을 깎아내리려는 목적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