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틴, 우크라 전황 제대로 보고 못 받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고 미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 등이 30일(현지 시각) 잇따라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군 움직임과 계획 등 민감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해온 바이든 정부가 이번에도 러시아 내부 분위기를 노출해 군 작전을 교란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에 의해 오도되고 있다고 느낀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것이 푸틴과 군 지휘부의 지속적인 긴장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참모들이 푸틴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얼마나 나쁜 성과를 내는지, (서방)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푸틴이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 전쟁이 ‘전략적 실수’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해당 정보를 공개한다”고 했다.

앞서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고문들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보고받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브리핑과 같은 내용으로, 사실상 미 정부가 같은 내용의 첩보를 언론에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이 보도에 대한 질문에 맞는 내용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고위 정보 당국자 2명을 가택 연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참모들 사이에선 우크라이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했다가 문책이나 경질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 분위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