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미국 뉴욕의 지하철역에서 ‘묻지마 범행’으로 보이는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최소 29명이 다쳤다.
12일(현지시각) 뉴욕경찰(NYPD)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4분 뉴욕 지하철 N노선 열차가 브루클린 36번가 역에 접근하자 공사 현장의 초록색 안전 조끼 차림의 한 남성이 방독면을 착용했다. 그는 가방에서 꺼낸 연막탄을 터트렸고, 이내 승객들을 향해 무차별로 총을 발사했다.
열차에 타고 있던 야브 몬타노는 CNN에 “처음엔 폭죽 소리인 줄 알았다”며 “의자 뒤에 숨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바닥에 뿌려진 피를 보고 상황을 깨달았다는 몬타노는 “내가 본 것은 사람들이 서로를 밟고 잠긴 문을 뚫고 나가려 하던 장면”이라며 “다행히 열차가 역으로 빠르게 진입했고 모두가 허둥지둥 빠져나왔다”고 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보면 지하철역에 도착한 객차 문이 열리자 흰 연기가 퍼져 나왔고, 이내 겁에 질린듯한 얼굴의 승객들이 일제히 플랫폼으로 뛰쳐나왔다.
뉴욕포스트, CNN, 워싱턴포스트는 시 당국을 인용해 총에 맞은 10명을 포함해 최소 2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5명은 중태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했다. 키 168㎝에 77㎏ 정도의 건장한 체격을 지닌 흑인 남성으로 현장에서 탈출했다. 현장에서 범인 것으로 추정되는 신용카드와 표준보다 더 많은 탄환을 담을 수 있도록 개조된 총이 발견됐다. 경찰은 또 도끼, 후추 스프레이, 가스통 등 다른 무기들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물건들이 모두 용의자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키챈트 시웰 NYPD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총격이 테러 사건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용의자의 도주 경위를 조사하는 경찰은 당시 승강장과 개찰구의 CCTV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잘못된 기능이 있었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