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지하철 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경찰과 교통 당국은 62세 남성 프랭크 제임스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에 나섰다./AFP 연합뉴스

출근 시간대 미국 뉴욕의 한 지하철 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총상 10여 명을 포함해 모두 29명이 다쳤다. 범인은 열차가 역에 도착하는 순간 연막탄을 터뜨린 뒤 총을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교통 당국은 한 60대 흑인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5만달러(약 6100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추적에 나섰다.

총맞고 쓰러져 있는 승객들 - 12일(현지 시각)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뉴욕 브루클린 36번가 지하철역에서 부상한 승객들이 피를 흘리며 승강장 곳곳에 쓰러져 있다. 용의자가 연막탄을 터뜨려 연기가 자욱하다. 총상을 입은 10여 명을 포함, 29명이 다쳤다. /로이터 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오전 8시 24분쯤 뉴욕 브루클린 선셋파크 36번가역에 진입하던 맨해튼 방향 열차 안에서 일어났다. 열차가 역에 도착할 무렵, 회색 후드티와 초록색 안전 조끼를 입은 키 165cm쯤의 남성이 방독면을 쓰고 연막탄 2개를 가방에서 꺼내 터뜨렸다. 열차가 연기로 가득 차자 남성은 총을 쏘기 시작했고, 승객들이 잇따라 쓰러졌다. 연기와 총소리에 놀라 도망치던 시민들이 서로 엉켜 넘어지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뉴욕 경찰(NYPD)은 “용의자가 모두 33차례 총을 쐈으며 직접적으로 총상을 입은 시민은 10여명”이라고 말했다. 부상자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 주소를 둔 62세 남성 프랭크 제임스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현장에는 그가 남기고 간 9mm 자동 권총과 손도끼, 연막탄, 차량 열쇠 등이 발견됐다. 미 CNN은 그가 전날 필라델피아의 한 이사 업체 매장에서 밴을 빌린 기록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당 차량은 사건 현장에서 다섯 블록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지하철 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62세 남성 프랭크 제임스./AP 연합뉴스

사건이 일어난 지하철 역은 브루클린 내 차이나타운과 가까워, 이번 총기 난사에 인종차별적 동기가 개입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용의자의 인터넷 활동을 조사한 당국은 그가 최근 인종차별, 여성 혐오적 비디오를 수차례 게시한 것으로 확인했다. 뉴욕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뉴욕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범인을 찾을 때까지 (협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