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전투기를 한 대 사줘(Buy me a fighter jet).”
러시아 침공에 50일 넘게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가 ‘다섯 단어 슬로건’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적 부호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캠페인을 주도하는 이들은 각국 정부가 긴장 고조와 충돌 확산을 두려워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보내주지 않는다고 보고 직접 전투기 조달에 나섰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개전 후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미국에 전투기 지원과 우크라이나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거듭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원하는 답을 받지 못했다.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뒤 러시아가 이를 위반하면 전투기 대응 출격이 불가피해 확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폴란드가 지난 3월 미그-29 전투기를 지원하겠다며 주독 기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을 때도, 미국은 무력 충돌 발생을 우려해 거부했다.
최근 트위터 등에 급속히 확산된 캠페인 동영상을 보면 파일럿 복장을 한 남성이 전투기 잔해 사이를 걷다가 우크라이나 억양이 강한 영어로 “내게 전투기를 한 대 사줘”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내 나라를 폭격하고, 내 친구들을 죽이고, 우리의 집과 모든 것을 파괴하는 러시아 전투기들로부터 우리 상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라고 한다. 그러면서 “당신이 기업인, IT 전문가, 배우, 가수 그 무엇이든, 어느 나라 사람이고 어디에 살든 우리가 이 공포를 멈추는 것을 도울 수 있어”라고 말한다.
‘바이 미 파이터 젯 닷컴’ 웹사이트에는 “자선가 여러분이 재정·조직·정치적 능력을 발휘해 우리에게 전투기를 구입해 인도해 주기를 요청한다”는 문구와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다. 이 웹사이트는 전투기 한 대 가격을 2500만 달러(약 309억원)로 추산했다. 이 캠페인을 누가 조직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머스크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트윗을 보내고 있다. 안드리 사도비 우크라이나 리비우 시장 등도 관련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