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330억 달러(약 42조255억 원) 규모 예산 지원을 의회에 공식 요청했다. 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발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지원하기 위해 한·일 등 국가와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자유를 투쟁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이 법안이 필요하다”며 “투쟁의 비용은 싸지 않지만 침략에 굴복하는 것은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에는 무기와 탄약, 기타 군사 지원을 위한 200억 달러(25조4700억원)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직접적 경제 지원 85억 달러(10조8247억원), 인도적 지원을 위한 30억 달러(3조8205억원)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침략자이며, 세계는 러시아에 책임을 물어야 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올리가르히에 대한 포괄적인 제재 강화 법안도 제안했다. 행정부가 미국 관리들에게 새로운 권한을 부여해 러시아 올리가르히들에 대한 자산을 압류하고 그로부터 얻은 현금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마피아 소탕을 위해 제정됐고 이후 범죄 집단이나 기업의 부패 범죄 처벌을 위해 적용된 리코법(RICO)을 개정, 제재를 피하려는 사람을 규제 대상에 추가해 강도 높은 사법 단속의 범위에 넣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 제안은 미국 관리가 더 많은 올리가르히의 재산을 압류하고, 그로부터 획득한 현금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며, 나아가 제재 회피를 범죄화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전날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대해선 “우리는 러시아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석유와 가스를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함께 일본, 카타르 등을 언급하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전쟁 위협도 비판했다. 그는 “누구도 핵무기 사용 필요성에 대해 무분별하게 언급해서는 안 된다”며 푸틴 대통령을 향해 “무책임하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를 앞세워 러시아와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을 일축하며 “그들이 처참한 실패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