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22일 방한 기간 중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할 계획이 없다고 미 백악관이 18일(현지 시각) 밝혔다. 그간 전 정부 청와대와 야권(野圈)은 바이든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서울에서 만날 계획이라고 해왔다. 구여권 인사들은 ‘문재인 대북특사설’을 언론 등을 통해 띄웠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0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전 정상 라운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문 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 없다”라고 했다. 이어 ‘한·미간 문 전 대통령이 대북 특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논의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런 어떤 논의도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이를 부인한 것이다.

앞서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이달 초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하시고 얼마 안 있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만나자고 이미 얘기가 왔다”고 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을 먼저 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거 당연한 거죠.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에 지금 장소와 형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라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8일(현지 시각) 백악관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일 순방 일정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민석 특파원

설리번 보좌관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포함한 추가 미사일 실험이나 핵실험, 또는 둘 모두가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 전이나 후에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가 한국이나 일본에 있는 동안 그런 도발이 일어날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일 동맹 양측과 이 문제에 관해 긴밀히 조정 중”이라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한국과 일본 두 동맹과 모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중국과도 대화하고 있으며, 오늘 내 중국 파트너(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에게 충분한 방위와 억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키는 데 필요한 군사적 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며 “우리는 어떤 북한의 도발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카린 장 피에르 대변인은 “그는 DMZ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를 묻자 장 피에르 대변인은 “그(바이든)는 부통령으로서 이전에 그곳을 방문했었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1년 8월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장 때와 2013년 12월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신분으로 방한했을 때 DMZ를 방문했었다. 이번에 방문하지 않는 것은 북한 도발 위협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