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언론들은 21일(현지 시각)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근 방법’과의 차이에 주목했다. 이와 함께 이번 순방을 중국의 군사 및 기술 발전에 대한 견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도중 마주 보고 있다. /뉴스1

포린폴리시(FP)는 “(이번 순방은) 중국에 대응해 아시아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무역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기 위한 일정”이라고 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핵 및 미사일이 규모와 정교함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가장 가까운 안보 동맹국인 미국에 더 큰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라며 “(한국의 바람대로) 북한 억지 공약을 강화시켰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자와는 매우 다른 한반도에 대한 접근법을 보여줬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확대를 검토하고, 김 총비서와의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 좀 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4년 임기 동안 북한을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로 위협하는 것에서 김 총비서와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난폭하게 방향을 확 바꿨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근법과 극명하게 대비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주한미군 병력을 철수하려고 했던 것들을 예시로 들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김 총비서와의 회담을 배제하지 않고 전임자인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도 “그러나 윤 대통령은 북한이 명백히 그렇게 하기를 싫어하는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과의 회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김정은)가 진정성이 있는지, 진지한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의 ‘러브레터’를 기대했던 것 같진 않았다”며 “북한의 폭군(despot)과의 악수를 특별히 열망하는 것 같진 않았다”고 했다. ‘러브레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과 친서를 교환한 것을 두고 표현했던 것을 차용한 것이다.

CNN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외교적 시도를 규정하고, 김 총비서를 부각시켰던 ‘정상 대 정상’간 정상회담과 사진 촬영 등의 ‘화려한 시대’는 이제 끝난 듯 하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한일 순방은) 중국의 힘과 북한의 핵 목표가 크게 다가오는 세계의 한 부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된 윤 대통령과 만난 것은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확대하기 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WP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확대를 비롯해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 확대 등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고자 다른 분야에 대해 협력하기로 한 데 대해선 “미국 주도의 국제 제재와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 정책’을 갖고 있다는 북한의 불만에 기름을 끼얹어 왔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북한과 다른 문제들에 대해 더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하면서 ‘외교적 돌파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멀어진 듯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