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 시각) 이달 말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가 중국 및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중국의 군사 부상 등에 맞서 동맹 국가들의 반(反)중·러 연대를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워싱턴을 방문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9일과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신(新)전략 개념’을 채택할 것”이라며 “2010년 이후 처음인 이 같은 조치는 현재와 미래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나토의 ‘전략 개념’은 나토의 안보 환경 평가와 전략, 대응 방법을 담은 문서다. 그는 “여기(새로운 전략)에는 사이버 상의 악의적 행동, 중국의 빠른 군사화와 러시아와의 ‘제한 없는’ 우정, 전 세계 평화와 안보의 토대인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노력이 포함된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블링컨 장관은 “(새 전략 개념 추진을 위해) 유럽연합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나토의 예산을 확대하고 동맹 관계와 방위, 억지력을 갱신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유럽의 새로운 안보 지형도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새로운 전략 개념은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에 대응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토의 새로운 전략 개념에 합의하고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세력과의 격화된 전략 경쟁의 시대를 준비하고 방어와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것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파트너들과 같은 생각을 공유한 세계 모든 파트너들과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작년 6월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우리의 안보, 번영, 가치에 야기하는 도전에 맞춰 새 전략 개념을 만들 것”이라고 제안했었다. 인권 등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을 넘어 군사적 차원에서 대중 견제 전선을 본격적으로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과 일본의 정상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석열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반러 연대에 얼마나 참여할 지도 관심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4월 26일 상원 외교위원회 예산안 관련 청문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며,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도 참석할 것이라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