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3일(현지 시각)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을 끝낸 뒤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악수를 건네고 있다. /AF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오후(현지 시각) 워싱턴DC의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방탄소년단(BTS)과 K팝에 대해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과 첫 상견례 성격의 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기자회견 모두에 블링컨 장관은 “이번은 (박진) 외교장관이 취임한 후 첫 워싱턴 방문이다. 몇 주 전 윤(석열) 대통령과 (조)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에 이뤄졌다”라고 박 장관을 소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그때 서울에서 말했듯 한국과 미국의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활기차며(vibrant) 핵심적”이라며 “우리 양국 간에 아주 의미 있었던 또 다른 만남을 잊을 수 없는데 바로 BTS가 백악관을 방문한 것이다. 미국의 BTS 아미(팬)들에게는 신나는 날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나에게도 또 다른 ‘K팝 모먼트'가 있었다는 얘기를 해야겠다”면서 자신이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몇 주 전 나는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 출연했다. 우리가 그 심야 토크쇼장에 도착했을 때 백스테이지 도어 쪽에 엄청난 군중이 모여 있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 순간 내가 ‘오, 이 사람들 혹시 나를 보러 여기 왔나'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겠다”면서 “거기에는 K팝 그룹 ‘트와이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와이스도 그날 그 쇼에 나왔고 그래서 사람들이 거기 있었던 것이다. 그들(트와이스)은 엄청났다(terrific)”면서 “우리 양국 간의 유대가 강하고 폭넓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CBS 유명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 출연한 모습. 이들은 이날 첫 영어 싱글 '더 필스'(The Feels)를 공개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K팝 그룹 트와이스는 지난 18일 미국 CBS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이 쇼에 출연해서 첫 영어 싱글인 ‘더 필즈(The Feels)’를 선보였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 이 쇼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략 등에 대한 대담을 가진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너무 많은 방식으로 우리 경제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삼성은 텍사스에 1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는 조지아주의 새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등 미국 제조업에 110억 달러(약 14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기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선도적 기업들과 미국 노동자, 커뮤니티 간의 이런 파트너십은 우리 양국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고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과 박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서로를 “진”과 “토니”로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두 장관은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되 북한이 대화와 외교로 나온다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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