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영변 핵시설 부속 건물 주변에서 새로운 굴착 활동을 벌이는 것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건물에서 방사능 물질 누출 등의 문제가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 3일(현지 시각)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영변 핵시설의 방사성 및 유독 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되는 일명 ‘500호 건물’의 서쪽에 새로운 굴착 활동이 포착됐다고 11일 전했다.
500호 건물은 영변 핵시설 방사화학연구소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및 유독성 폐기물을 저장하는 시설이다. 지난 1993년 건물 용도가 처음으로 확인된 이후 2000년대 초부터 위성사진을 이용해 플루토늄 생산과 환경 오염의 잠재적 지표로 꾸준히 관찰 대상이 돼 왔다.
500호 건물 주변에서 땅이 파헤쳐진 장면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건물 주변에 거대한 참호가 굴착됐다가 토대의 동쪽 측면을 따라 메워지는 과정이 관찰된 바 있다고 분단을 넘어는 밝혔다.
‘분단을 넘어’는 새로운 굴착 활동의 잠재적 이유로 구조적인 문제나 건물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방사화학실험실의 새로운 폐기물을 수용하기 위해 건물에 대한 접근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이나 외부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전략적 속임수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편 같은 날 촬영된 다른 위성 사진에는 영변 핵시설 인근 구룡강이 최근의 강우로 불어난 모습도 포착됐다. ‘분단을 넘어서’는 “시설 내 건물 어느 곳도 즉각 침수의 위험은 없다. 다만 홍수가 현재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영변 핵시설 전반에서 다양한 건설·해체 활동이 관측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