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사령관이 “(한반도에) 교전이 다시 발생한다면 중국의 개입이 있을 것”이라며 “이 특정한 주제를 다루는 한미 연합의 부처 합동 협의 워킹그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7일(현지 시각)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미 워싱턴DC에서 공동 주최한 ‘한미동맹 미래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해 “양국이 ‘전략적 모호성’이란 정치적 전략을 택할 경우 중국의 잠재적 개입을 억지하기 위한 동맹 간 계획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를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중국군의 한국 방공식별구역 침범은 300% 증가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를 맴도는 연합 전투 공군 작전을 두 번이나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전이 재개되면 중국의 개입이 있을 텐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자’고 넘기기엔 너무 복잡하고 다면적이며 대가가 너무 크고 위험이 너무 중대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동맹으로서 지금 어려운 논의를 해야 혹시 한반도에 생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더 좋은 입지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맹의 군사적 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반도에서의 훈련에 모든 제약 요소를 제거하고 특히 모든 무기 체계의 실사격 훈련을 주야 구분 없이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양국은 훈련과 연습의 규모, 범위, 양, 시기를 조정해서 기본적으로 공개 훈련은 다 중단했다. 미국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중지했다”면서 “북한은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했고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보도도 많다. (훈련 중단의) 보답을 이렇게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양국 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적용할 만한 교훈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라며 “나토, 유럽연합, 다른 국가들의 물자와 정보 지원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작전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동맹에는 이미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요청에 응했던 같은 생각을 지닌 국가들의 상시적 연합체가 있다. 바로 유엔사령부”라며 “지금은 동맹 간 훈련에 유엔사를 보다 확고히 참가시켜 유사시 유엔사의 대비태세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유엔사가 대한민국의 주권을 제약한다는 인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란 질문에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018년 11월 사령관 취임 후) 첫 90일 동안 내게 첫 번째 동맹 간 갈등의 요소는 유엔사 공동경비구역에 관한 것과 2018년 9월 체결된 (남북) 군사합의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엔사를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대비태세와 역량을 회복하자는 것”이라며 “유엔사 본부에는 상근직 근무자가 35명밖에 없다. 35명은 보병 소대보다도 적다. 나는 그저 그것을 70명으로라도 늘리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