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차세대 GPU ‘지포스 GTX1080 Ti’

미국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NVIDIA)와 AMD에 인공지능(AI)이나 수퍼컴퓨터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의 중국·러시아 수출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3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엔비디아와 AMD는 전 세계 GPU 반도체 분야 1·2위 업체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만 4억달러(약 5400억원)어치 물량을 중국에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 기업들의 최첨단 기술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무기 개발이나 정보 수집 같은 군사 목적에 사용될 것을 우려해 수출 제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대러 수출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 감시에 AI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가 인권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조치로 머신러닝(기계 학습) 속도를 높여주는 A100과 H100 제품의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MD는 AI에 쓰이는 MI250 제품의 중국 수출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6.6% 하락했다. AMD 주가도 3.7% 떨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정부 조치의 범위가 엔비디아와 AMD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다른 기업들도 최근 최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이 제한된다는 서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자국의 군사 현대화 노력을 지원하는 군민 융합(military-civil fusion) 프로그램을 위해 미국 기술을 획득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