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요 동맹국들에게 제공하는 확장 억제의 지속성이 미국 내부의 정치적 불안정성 때문에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왔다. 오는 16일 한·미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12일(현지 시각) 주최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재조정’이란 제목의 간담회에서 오바마·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및 군축 담당 국장을 지냈던 존 울프스탈은 “미국은 30년 전 보다 덜 예측 가능한 국가가 됐다”며 “특별히 분열된 시기에 미국이 안정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워졌다. 이는 유럽과 한국 그리고 일본에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민주·공화 진영이 극심하게 분열돼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미국의 대외 정책도 급격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울프스탈은 이어 “이 때문에 많은 핵 억제 분야와 비확산 분야 전문가들은 미국이 어떤 경우에도 한국을 보호하고 방어할 것이라는 신뢰를 (한국으로부터) 받지 못한다면, 한국이 독자적인 핵 능력을 개발하려는 욕구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했다.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 억제, 이른바 ‘핵우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체 핵 개발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확장 억제 실행에 있어서) 중국은 장기적인 도전”이라며 “한국은 지난 10~20년 동안 (미·중 사이에서) 균형(balance) 외교를 하는 것을 봐왔다. 그러나 한국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대중 관계를) 다소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윤 정부 들어)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해 한국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고 본다”고도 했다.
울프스탈은 북한에 대해선 “최근 북한(김정은)의 성명은 ‘선제 핵 사용’을 밝힘으로써 한미 양국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가 다른 핵 보유국들이 (우크라 사태 등에) 개입하거나 간섭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해온 것처럼 북한도 러시아의 행동을 따라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