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이 직접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방어’ 발언을 한 것만 벌써 네 번째로, 중국이 정세를 오판해 대만을 침공하는 일을 예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대만 문제에서 지켜온 ‘전략적 모호성’을 벗어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방영된 미 CBS 프로그램 ‘60분(60 Minutes)’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경우와 달리, 중국 침공 시 미군 병력이 대만을 방어할 것인가?”란 질문을 받고 “그렇다(Yes)”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당신의 대만에 대한 결의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나”란 질문을 받고 “우리는 우리가 오래전 합의한 내용에 동의한다. ‘하나의 중국’ 정책이 있고, 대만 스스로 자국의 독립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만이 독립하라고 부추기지 않으며 그것은 그들의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곧바로 “미군이 그 섬(대만)을 지키지 않느냐”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다, 만약 실제로 전례 없는 공격이 이뤄지면 말이다”라고 말했다. 앵커가 “확실히 하기 위해 묻는데 우크라이나와 달리 미군 병력이 대만을 지킬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은 각종 지원을 해주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 아니란 이유로 미군 병력 투입은 하지 않았다. 미국과 대만은 1954년 상호 방위조약을 맺은 동맹 관계였지만, 1979년 미·중 수교로 단교하면서 조약도 파기됐다. 대신 1979년 제정한 대만관계법에 ‘대만인의 안보나 사회 경제 체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무력 사용이나 다른 형태의 강압에 반대할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란 조항을 넣었다. 유사시 미국의 군사 개입 근거가 될 수 있는 조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부터 중국의 침공 시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해 8월 ABC 인터뷰에서는 “만약 누군가 나토 동맹을 침략하거나 불리한 조처를 할 경우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며 “(이는) 일본에도, 한국에도, 대만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CNN 주최 타운홀 행사에서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 지난 5월 일본 방문에서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군사적으로 방어할 것인가”란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것이 우리가 한 약속”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발언이 나올 때마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약속 등을 심각하게 위반해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