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20일(현지 시각) 최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한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의 발언이 맥락과 다르게 보도됐다는 취지로 밝혔다.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의 방일 일정 브리핑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데 대한 미 정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 기회에 확장억제에 관해 이야기하겠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핵, 재래식, 미사일방어를 포함한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동원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최근 재가동해 지난달 개최했다”며 “우리는 또 연합방어태세를 보강해 억제력을 더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권 전환을 함께 추진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했다. 현재의 확장 억제 논의 차원에서 한·미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전술핵에 대해선 간접적으로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됐다.
고위당국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의 전술핵 재배치 관련 발언이 “맥락에서 벗어나 보도됐다”라고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술핵에 대한 이야기가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서 시작됐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시작됐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며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었다.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이에 대해 고위당국자는 “이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미국은 모든 대북 문제에 있어 한국과 협력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북한의 올해 44회에 달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다른 도발적인 행동을 규탄한다”며 “이들 발사는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과 국제사회에 위협”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오는 24∼26일 일본을 방문하며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 스즈키 아쓰오 방위차관을 면담할 예정이다. 26일엔 조현동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외교차관회담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