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쪽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 이민 시도가 2022회계연도(지난해 10월 1일~올해 9월 30일)에만 237만여 건에 달했다고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21일(현지 시각)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21회계연도(173만여 건)보다 64만 건 이상 늘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20회계연도(45만여 명)에 비하면 5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불법 이민 시도가 증가하면서 사망자도 늘었다. 2022회계연도 미국 남쪽 국경에서 사망한 이민자는 856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크리스 매그너스 관세국경보호청장은 이날 “불법 이민 시도가 급증한 원인은 베네수엘라와 쿠바, 니카라과 정권의 통치 실패”라고 밝혔다. 극심한 경제난과 억압적인 정권을 피해 국경을 넘는 이들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미온적 대처가 이민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주장하며, 다음 달 8일로 다가온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세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텍사스와 애리조나에서는 남쪽 국경을 통해 유입된 이민자들을 버스나 항공기에 태워 민주당 성향이 강한 워싱턴DC와 뉴욕, 시카고 등으로 이송하고 있다.
불법 이민이 급증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25주와 푸에르토리코, 북부사령부에 있는 주 방위군 등 군 병력을 남쪽 국경에 배치했다고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전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불법 이민) 급증의 원인이라고 믿는 공화당원들을 2500명의 군 병력으로 만족시킬 수 없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