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일(현지시각)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0.75%p의 금리인상을 발표한 뒤 워싱턴DC의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미국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것은 초유의 조치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일(현지시각) 또다시 기준금리를 0.75%p 올렸다. 연준은 올해 6·7·9월에 이어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 급격한 통화 긴축 정책을 이어갔다.

미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현 3.00~3.25%인 연방기준금리를 3.75~4.00%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은 이례적인 조치로, 지난달 발표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2% 오르는 등 40년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이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 금리가 4%대를 돌파한 것은 2008년 1월 금융위기 발발 직전 이래 14년만에 처음이다.

올 3월 초까지 제로금리였던 미 기준금리가 4%를 돌파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도 더 벌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0월 0.5%p의 금리 인상으로 ‘2연속 빅스텝’을 단행하며 금리를 3.00%로 올려 한미 금리 격차를 0.25%p까지 좁혔지만, 이번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이 격차는 다시 1%p까지 확대됐다.

한미 금리차 확대와 통화 긴축정책의 지속으로 외국 자본 유출과 환율 상승, 수입물가 급등, 경기 침체 우려 등이 확대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각국의 금리 인상 경쟁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워싱턴DC 본부 청사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빠른 금리인상이 경제에 타격을 줄 지 지켜보며 향후 금리 인상 폭을 조절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을 정도로 제한적일 때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통화정책의 긴축 누적,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간, 그리고 경제와 금융발전 측면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또 “위원회는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할 경우 통화정책을 적절히 조정할 준비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공중 보건, 노동시장 상황, 인플레이션 압력 및 전망, 금융 및 국제 상황 등 광범위한 정보들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연준 성명 발표 뒤 뉴욕증시는 향후 금리인상 폭이 누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