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8일)를 코앞에 둔 5일(현지 시각)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템플대 내 대형 경기장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란히 등장했다. 존 페터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조시 샤피로 민주당 주지사 후보의 지원 유세를 위해 전·현직 대통령이 동반 출격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교외의 라트롭을 찾았다. 자신이 지지한 메흐멧 오즈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와 더그 마스트리아노 공화당 주지사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기 위해서였다.
여론조사 분석 전문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이곳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샤피로 후보(51.8%)가 공화당 마스트리아노 후보(40.9%)를 여유 있게 이기고 있지만,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페터먼 후보(46.8%)와 공화당 오즈 후보(46.4%)의 차이가 0.4%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매번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을 가져오기 위해 전·현직 대통령 3명이 모두 달려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번 선거의) 결과는 앞으로 수십 년간 미국의 모습을 결정할 것이고 그 결과를 결정할 힘은 여러분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오바마 케어’나 ‘학자금 대출 탕감’ 같은 민주당의 사회복지 정책 등이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파멸을 막고 아메리칸 드림을 지지하고 싶다면 오는 화요일(선거 당일) 공화당에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거대한 레드 웨이브(giant red wave)”가 올 것이란 말로 공화당의 대승을 점쳤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이날 연방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확률을 84%, 연방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확률을 55%로 예상했다.
이날 트럼프는 지원 유세보다 ‘2024년 대선’에 더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지지율이 2024년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다른 공화당 내 인사들보다 높다고 말하면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이름을 “론 드-생티모니어스”라고 불렀다. ‘생티모니어스(sanctimonious)’는 ‘독실한 체하다’란 뜻이다. 정적들에게 고약한 별명을 붙이기로 유명한 트럼프가 이번에는 드샌티스에게 위선적이란 느낌을 주는 별명을 붙인 것이다. 그는 유세에서 “여러분은 곧 아주아주 행복해질 것”이란 말로 자신의 대선 출마 선언이 멀지 않았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이와 관련,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최측근들이 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